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해 세상을 놀래켰던 알파고. 알파고를 승리로 이끈 주역은 딥러닝 기술을 구현하는 데 쓰인 그래픽처리장치(GPU)였다. 당시 알파고에는 1천920개의 CPU와 280개의 GPU가 사용됐다.
그리고 7년 뒤 세상을 뒤흔드는 또 하나의 AI '챗GPT'가 탄생했다. 챗GPT의 AI학습에는 무려 1만개가 넘는 엔비디아의 'A100' GPU가 사용됐다. GPU는 직렬 처리 방식을 이용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병렬 처리 방식으로 여러 개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대규모AI 연산을 처리하는 데 많이 쓰이고 있다.
이제는 한 번 더 도약의 시기가 다가왔다. 기업들은 GPU를 넘어 AI 특화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초거대AI에 활용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그동안 AI에는 GPU가 많이 사용됐지만, 이제 기업들은 GPU가 아닌 NPU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GPU는 병렬 처리 방식으로, 그동안 직렬 처리 방식인 CPU의 한계를 대신해 주로 AI 개발에 활용돼 왔다. 그러나 GPU는 애초에 그래픽 처리 용도로 탄생했기 때문에 기업들은 보다 AI 연산에 특화돼 효율이 좋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NPU를 개발·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 스마트폰에도 이미 NPU는 사용되고 있다. 애플은 맥북에어에 실리콘 칩 'M2'를 탑재했는데, M2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NPU인 뉴럴엔진이 M1 대비 속도가 40%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에 들어간 모바일 AP에도 NPU가 쓰인다.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모바일 AP가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AI의 핵심인 딥러닝 알고리즘을 담당하는 NPU의 성능이 전작 대비 40% 이상 개선됐다"며 "NPU 성능으로 사진 촬영 성능과 전력의 균형을 최적화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