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와 트렌드 북으로 미래를 점치는 시대

탈모엔안제모 0 07.15 20:34

불안을 자양분 삼는, 혹은 위로와 확신을 주는 점사와 트렌드 북. 점사는 정해진 미래를 묻는 것이고, 트렌드 북은 바꿔나갈 여지가 있는지 찾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점을 보는 20대가 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20대 사이에서 사주가, 타로 카드가 유행하지 않았던 적이 있나. 확신 넘치는 20대가 어디 흔한가. AI에 밥그릇을 뺏길 운명에 놓인 삶은 또 어떠한가. 이제는 분야별로 트렌드 북이 나온다. 여기 사주를 믿는 사람과 아닌 사람, 트렌드 북을 직접 쓰는 데이터 전문가와 트렌드를 좇는 이까지 4명의 이야기를 모았다. 여기 당신의 미래가 있다.

기영진

“큰돈은 바라지 마요. 선비 사주야”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밤 11시 넘어 어머니에게 걸려온 전화는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의미다. 전화를 받았다. 25년 전 사주 이야기였다. “오래전에 네 사주 본 종이가 나오더라고. 공부는 형식이래.” 옳은 이야기다. 대학 시절 나는 공부가 싫었다. 공부란 졸업 학점만 채우기 위한 형식에 불과했다. “2년 뒤 행정고시 치면 합격했을 거래.” 나는 행정학과 출신이다. 고시 따위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만약 준비를 했다면 그랬을 거라는 이야기지. 그래도 정치 쪽으로 가면 대성할 거랬는데…” 어머니는 검사 큰아들, 의사 작은아들을 꿈꾸는 낙관적인 분이셨다. 작은아들은 그의 낙관이 됐다. 큰아들(나 말이다)은 비관이 됐다. 그래서 어머니는 내 사주를 그렇게 보셨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인간의 미래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점이나 사주를 믿지 않는 비관적 인간이다. 점이나 사주보다는 차라리 내 허리가 더 정확하다. 중년의 허리는 통증 정도로 다음 날 비가 올지 아닐지 거의 정확하게 맞힐 수 있다.

비관적 인간 주변은 이상하게도 낙관적 인간으로 넘친다. 낙관적 인간들이 오히려 점이나 사주를 많이 본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작년 처음으로 점을 봤다. 낙관적 친구가 데리고 간 점집은 서초구 법원 근처 오피스텔에 있었다. 법정에서 다투는 사람들도 변호사보다는 점쟁이를 더 많이 찾는 모양이다. 점쟁이가 말했다. “3년 전 고생한 적 있죠?” 나는 거기서 살짝 마음이 풀렸다. 우울증으로 꽤 고생한 것이 정확하게 3년 전이다. 귀가 절로 기울었다. “큰돈은 바라지 마요. 선비 사주야.” 점쟁이는 이걸 조심하라 저걸 조심하라 말했지만 기억나는 건 없다. ‘선비’라는 단어만 남았다. 선비란 어떤 존재인가. 고고하게 사느라 출세도 못하고 툇마루에서 먹이나 갈며 시조나 쓰던 존재다. 점쟁이는 옳았다. 나는 어떻게 생각해도 실용적 인간은 아니다. 40대 후반이 된 지금도 돈 이야기 꺼내는 것이 제일 힘든 인간형이다. 출세는 글러 먹은 것이다.

생각해보니 점쟁이 말은 어머니가 본 사주와 어느 정도 통하는 데가 있었다. 싫은 건 절대 하지 않으며 모든 사회적 성공의 길을 피해 가며 살아온 인생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아니다. 나는 지금 사주와 점이 인생을 알려줄 수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은 점과 사주를 본 뒤, 자신의 귀에 유독 들어온 단어만 캐내 지나온 인생과 어떻게든 짜 맞추려 노력할 것이다. ‘선비’라는 단어를 듣고 인생과 어떻게든 연관시키려 노력하는 이 비관적 인간의 예를 보시라. 그러니 나는 점을 보러 갈 계획을 세운 당신을 막아설 생각은 없다. 당신은 어차피 점쟁이 말에서 당신이 바라는 것들만 쏙쏙 골라서 기억할 것이다. 그 이후부터는 모두 여러분 상상력이 만들어낸 해석일 따름이다. 사실 그런 건 점을 보지 않아도 항상 우리가 두뇌로 행하는 활동이다. 뭐 어떤가. 가끔은 누군가가 뻔한 내 인생을 뻔하게 소리 내 말해주는 것도 듣고 싶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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