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동국도 최근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관련해 폭로를 감행한 박주호에게 힘을 실었다.
13일 이동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이번 국가대표 감독 이슈가 크다. 5개월이 넘는 시간을 지켜보며 참 아쉽단 생각을 했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전격 내정했다. 11일에는 홍 감독이 울산HD와 상호 계약 해지를 했고, 13일 오전에는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홍 감독은 차후 대표팀 코칭스태프 구성을 위해 유럽에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외국인 감독 선임이 머지 않았던 상황에서 홍 감독이 전격적으로 발탁된 이유에 대해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했고, 심지어 면접 없이 홍 감독을 선임했다고 자인하며 감독 선임 프로세스에 부합하지 않은 방식으로 홍 감독이 대표팀에 부임했다는 게 드러났다.
8일에는 전력강화위원으로 있던 박주호의 양심적 폭로가 나왔다. 박 전 위원은 8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마냥 비난하지 않고 에르베 르나르 감독 등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도 했고, 일부 전력강화위원이 좋은 감독보다 국내 감독을 선호하거나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데 급급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박주호를 비밀유지협약 위반으로 규탄했고, 일각에서는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축구협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박주호의 선배 축구인들도 속속 그를 지지했다. 이영표는 여러 방송에 계속 출연해 축구협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이번 감독 선임으로 축구협회가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배 축구인들이 멋있게 늙어야 하는데 멋없게 늙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박)주호 같은 후배가 (그랬겠나)"라며 축구협회 행태를 지탄했다.
좀처럼 현안에 입을 열지 않던 박지성도 직언을 날렸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다문화, 소외계층 가정을 위한 문화행사 'MMCA: 주니어 풋살'에 참여한 뒤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과 협회가 대표팀 부임을 번복할 시간이 남아있다',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서 정몽규 축구협회장 사퇴도 고려해야 한다'는 등 강도 높은 발언들을 연달아 쏟아내며 축구협회 쇄신을 촉구했다.
이동국도 축구협회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특히 박주호에게 법적대응을 하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일갈했다. "지금 이슈에서 한 단어가 머릿속을 강타한다. 법적대응이다. 누구보다 노력을 한 사람한테 이런 단어는 아니다. 신뢰를 잃은 지금 누구의 탓이 아니라 모두가 본인의 탓이라 생각하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축구협회가 자정작용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