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림 남편이자 김수미 아들 정명호.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는 관찰 형식의 프로그램에 적합한 인물은 아니다. 보아하니 세상이 자기 위주로 돌아가는 사람이다. 아내 서효림 말마따나 악의 없고 착하긴 한데 눈치 볼 줄을 모른다. 눈치를 안 보니 얼마나 마음이 편하겠나. 예를 들면 서효림이 현재 친정 가까이에 산다. 그래서 자주 드나드는데 도무지 인사를 할 줄 모른다. 친 자식 같이 지내서 안 한다는데 자식이라 해도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어요’ 하다못해 ‘저 왔어요’ 정도는 하지 않나? 장인과 눈이 마주쳐도 인사 한 마디를 안 하고 장인이 앉아 계신 소파에 다리 쭉 뻗고 드러눕고, 아이처럼 냉장고 문 열고 들여다보고 서있고.
김수미가 과거 군기반장 노릇을 꽤 했다고 들었다. MBC <전원일기> 때 며느리 역할인 김혜정이 버릇없다고 따귀 올려붙인 일, 그래서 김수미가 하차하네 마네 난리가 났던 거 기억하는 분들 계실 게다. 그런 분이 아들은 왜 그리 버르장머리 없이 기르셨을까. 물론 자식이 어디 내 맘대로 되는가. 어쨌든 아무리 봐도 관찰 예능에 내놓을 인물이 아닌데,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려울 텐데 왜 나왔을까? 대표로 있는 회사가 소송 문제로 시끄러운 판에 말이다. 짐작컨대 가족 기업의 선두에 있던 모친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가족 예능에 뛰어든 것이 아닌가, 일단 이번 출연으로 간을 보는 게 아닌가 싶다. 서효림의 부모님도 자식을 돕기 위해 나오셨을 테고.
이용식의 경우 온 세상이 다 알게끔 딸의 남자 친구를 대차게 부정했다. 재미를 위한 설정이 가미되긴 했겠지만 피하고 면박주고, 눈초리가 싸늘했었다. 딸의 남자 친구가 싫은 게 아니라 딸의 결혼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고 변명을 했지만 여러 프로그램에서 김학래·임미숙의 아들과 썸타는 설정이었을 때는 오히려 반기는 느낌이었지 않나. 결혼 성사로 인해 얻을 게 많으니 그 정도 푸대접은 감수해도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아무리 크게 득이 되는 혼인일지라도 내 아들이 그런 대우를 받는다?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어쨌든 그간 <조선의 사랑꾼>을 통해 연애에서 결혼에 이르는 드라마 같은 과정이 공개되었고 얼마 전 신혼여행도 장인장모가 함께 갔다. 물론 <조선의 사랑꾼> 카메라도 따라갔다. 그런데 신혼부부가 잠자리에서 ‘이제 어서 임신을 해야 한다’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렇겠지. 임신 과정 나오고 출산 과정 나오고 그러다 육아 예능 찍고 그러겠지. 이건 뭐 <트루먼쇼>도 아니고, 적당히 좀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