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의 반전

오뚜기가래 0 06.27 02:17

내 화장대 위에는 작고 귀여운 바나나 모양의 바이브레이터가 있다. 친구들이나 가족이 집에 종종 들르기도 하니 누가 봐도 한눈에 알아보는 반려가전을 사기가 부담스러워서다. 몽키바나나라는 이름의 바이브레이터는 클리토리스와 지스폿 자극에 효과적인데 소음도 40dB에 불과해 가족과 함께 사는 집에서도 마음 놓고 쓸 수 있다. 섹스 토이를 함께 사용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친구가 들려준 에피소드가 호기심에 불을 지폈다. 남친에게 토이를 쥐여줬더니 그 토이를 사용해 자신을 격하게 흥분시켰다는 것이다. 어느 날 조심스레 섹스 토이에 관한 이야기를 남친에게 꺼냈다. 예상대로 섹스에 토이를 사용하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게 토이를 함께 가지고 노는 재미는 포기해야 하나 했는데 화장대 위에 놓인 나의 작고 귀여운 바나나를 보고 이게 뭔지 묻더라. 장난치듯 바나나를 진동시켜 그의 몸 곳곳에 가져다 댔고 처음에는 간지럽다며 마냥 깔깔거리던 그의 호흡이 어느 순간 가빠졌다. 그도 이제 토이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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