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족

급제동 0 06.27 01:00

예신이라는 소녀가 계모의 학대를 받고 살다가 마을 축제에 참여했는데, '오리털처럼 가볍고 돌 위를 걸어가도 소리를 내지 않는' 금 구두를 잃게 된다. 마침내 그 구두는 갑부의 손에 들어가고, 갑부는 수소문 끝에 '신발이 꼭 맞는' 예신을 찾게 된다.

서양의 신데렐라 스토리와 유사한 중국의 옛 이야기로 작은 발을 순결의 상징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아이들이 말을 안 들으면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놀렸는데, 다리(脚)가 바로 심볼을 뜻한다.

그래서 중국에는 전족의 풍습이 널리 퍼졌는데, 유명한 시인 이욱이 궁녀 예랑의 발을 비단으로 감싸고 황금 연대(蓮臺) 위에서 춤추게 한 것이 그 시초라고 전해지고 있으며, 중국의 대표적 절세미인인 양귀비는 신발이 10센티미터에 불과한 전족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이처럼 여성의 작은 발을 선호했던 이유는 사실 남성들의 독점욕과 여성의 바람기를 막으려는 눈물(?)겨운 노력의 산물이다. 매력적인 여성을 집안에 가둬두어 바람기를 봉쇄하려는 질투심과 발이 가는 여성이 심볼도 좁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 빗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날 중국기방에는 '감족(鑑足)'이라 하여 얼굴을 보고 기생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옆방에서 발을 내어 밀어 그 발의 자태로 관능미를 가늠한 뒤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과거에는 여성들의 다리(심볼)가 성적 관능미를 상징했다면, 최근에는 남성들의 다리(심볼)가 주목받고 있는데, 바로 굵고 긴 음경이 남성미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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