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보다 비싼 배달 음식…"소비자 기망" vs "남는 게 없어

신드홈 0 08.06 13:43

서울 동작구에서 자취하는 사회초년생 현모(27)씨는 평소 배달앱으로 자주 이용하던 음식점을 퇴근길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평소 배달앱에 나온 음식 가격과 매장 내 매뉴판 가격이 달랐기 때문이다. 점주에게 항의하자 배달앱 중개수수료 등으로 배달앱 상 음식을 더 비싸게 판매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이 돌아왔다. 현씨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니 속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배달 앱을 통해 주문 시 음식값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상당수 음식점은 '이중 가격'을 소비자에게 고지도 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비판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가격 고지에 대한 제도적 정비와 함께 플랫폼 기업들의 수수료 책정 등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 메뉴 1061개를 조사한 결과 매장 내 가격과 배달앱 내 가격이 다른 음식점이 58.8%(20개)에 달했다.


메뉴별로는 총 1061개 중 541개(51.0%)가 매장 가격과 배달앱 내 가격이 달랐고, 그중 대부분인 529개(97.8%)는 배달앱이 매장보다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매장보다 비싼 배달앱 메뉴(529개)의 평균 가격은 6702원으로 매장 평균 가격(6081원)보다 10.2%(621원) 높았다.


자영업자들은 매장과 배달 가격 차이에 대해 "남는 게 없어 어쩔 수 없다"고도 항변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박모씨는 "점주 입장에서는 배달 앱 플랫폼 기업들이 배달 수수료를 과다하게 매기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배달료를 떼고 나면 수익이 크지 않은데 최근 물가 상승으로 가게 운영을 위한 제반 비용들도 다 올라 배달 음식 비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30대 강모씨도 "음식 가격이 다르다면 저같아도 속았다고 느낄 것 같다"며 "하지만 배달료로 나가는 고정비용이 7000원 이상이라 보통 1만원짜리를 하나 팔면 남는 건 2000~3000원 정도인데 최근에는 가스값이랑 난방비도 많이 올라 사실상 남는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매장과 배달앱 내 메뉴별 가격 차이 현황(사진=소비자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문제는 배달앱 내 가격이 매장과 다르다는 사실조차 고지하지 않은 매장이 38.2%(13개)에 달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기망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관악구에서 혼자 자취하는 직장인 김승은(28)씨는 "집 근처에 음식점들이 별로 없고 혼자 살다 보니 평소 배달앱을 자주 사용한다"며 "배달앱 내 가격이 더 비싼 것도 몰랐었고 이걸 알려주지도 않으니 속은 것 같아 허탈하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모(27)씨도 "분명 '배달팁'이라는 비용이 존재하는데 그 외에 소비자들에게 고지도 하지 않은 채 가격을 올려 받으면 그게 소비자 기망이 아니고 뭐겠냐"고 토로했다.


매장 내 가격과 배달앱 내 가격이 다른 경우 이를 고지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가 없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과 매장 내 음식 가격이 다르다는 점을 고지 안 한 것은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를 방해하는 것이라 문제 소지가 크다"며 "하지만 현재로서 이에 대한 법적 의무는 없어 가격 고지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단순히 점주의 문제가 아닌 수수료 책정 및 가격 고지 안내 등 플랫폼 기업의 책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 교수는 "근본적으로 플랫폼 기업의 과다한 수수료 책정으로 인해 점주들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 책정과 가격 고지 등에 대한 적정선의 규제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현재 플랫폼 사업자의 이익·수익 구조를 명확하게 밝히도록 규제하는 등 플랫폼 규제법을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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