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 프랑스 사회를 뒤흔들다

메이나우 0 08.16 13:31

흉기 난동, 프랑스 사회를 뒤흔들다


월8일 프랑스 남동부 안시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어린이 4명과 성인 2명이 다쳤다. 난민 출신 피의자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프랑스 정치권에서도 후폭풍이 거세다.


6월8일, 프랑스 남동부 안시의 한 공원에서 흉기 난동이 발생해 어린이 4명, 성인 2명이 다쳤다. 어린 아이들이 피해를 당했다는 점, 잘 알려진 공원의 놀이터에서 범행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큰 파장이 일었다. 피해 아이들 중 한 명은 생후 22개월, 두 명은 두 살, 나머지 한 명은 세 살이다. 이 중 두 명은 각각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여행 온 아이들이었다. 성인 피해자는 70대 남성 두 명인데, 용의자가 어린이들을 다치게 한 뒤 달아나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6월9일, 78세 피해자 유수프 메리크는 일간지 〈르 파리지앵〉과의 인터뷰를 통해 “(범인이) 제 앞으로 지나가면서 복부를 공격하려고 하길래 팔로 범인을 막았다”라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피해자 가운데 성인 한 명과 어린이 두 명은 중태에 빠져 응급조치를 받았다. 사건 다음 날 피해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그르노블 대학병원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피해자들의 상태가 안정화되었다”라고 치료 경과를 설명했다. 인근 스위스 제네바로 옮겨진 네덜란드 어린이에 대해서도 호전된 상태라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어린이들을 공격하는 행위는 가장 야만스러운 행동이다. 피해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국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충격에 빠진 안시 시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사건 다음 날인 6월9일, 사건 장소인 파키에 공원에는 꽃과 메시지가 가득했다. 같은 날 오후 지역 내 한 성당에서는 피해자 헌정 미사가 열렸다. 미사를 취재한 프랑스 3 TV 채널은 안시 시민들이 위로 행렬에 적극 참여하는 이유로 “범행이 일어난 장소가 시민들이 잘 아는 ‘가족을 위한 공원’이라는 점”을 꼽았다. 안시 시의원들도 6월11일 일요일 이 공원에서 피해자들과 그 가족을 지지하는 평화 시위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프랑수아 아스토르그 안시 시장은 “안시가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난민 출신 피고인, 정치권에도 후폭풍



시민 영웅들의 활약도 프랑스 사회에서 주목받았다. 사건 당일 현장에 있었던 보모 마릴린은 자신이 맡은 아이 세 명을 자전거로 우선 대피시킨 뒤 사건을 신고하고 현장에 다시 돌아와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한 어린이 피해자의 상처를 지압했다. 6월10일 라디오 프랑스앵포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이에게 얼마나 네가 대단하고 용감한지 이야기하며 달랬다”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같은 날 오후 안시 검찰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행동으로 생명을 살린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시민들 중에는 SNS에서 ‘백팩을 맨 남성’으로 회자된 24세 청년 앙리도 있었다. 그는 유아차를 몰던 아이 엄마가 도움을 요청하자 범인을 백팩으로 가격해 놀이터에서 쫓아내고 경찰이 범인을 붙잡을 때까지 뒤를 쫓았다. 이 과정에서 한 차례 공격을 받기도 했으나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 6월9일 BFM TV의 인터뷰에 응한 그는 “생각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행동했다. 프랑스 국민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고, 했을 행동이다”라고 답했다. 6월15일 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L’Express)〉는 프랑스 정부가 이 청년에게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오는 7월14일 혁명기념일에 수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온 프랑스 사회가 후폭풍을 겪을 만큼 충격이 큰 사건이었다. 이번 사건의 사회적 반향은 범인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면서 더 커졌다. 범인은 시리아 출신 31세 남성 압달마시다. 그는 사건 당일 현장에서 체포돼 6월10일 ‘살인미수’ 및 ‘흉기난동죄’로 기소됐다. 검찰 공식 발표에 따르면, 범인은 48시간 동안 구류 기간과 판사들의 심문에서 어떠한 범행 동기도 밝히지 않고 침묵했다. 사건 당일 음주·마약 검사에서도 별 특이점이 나오지 않았다. 전과나 정신질환 이력도 없는 인물이었다.


현장 증언에 따르면 범행 당시 그는 영어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라고 외쳤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프랑스에 망명신청서를 내면서 자신을 시리아 출신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점과 연관된다. 2013년 그는 군 생활을 하다 시리아를 떠나 스웨덴에 정착했다. 스웨덴인과 결혼해 현재 3세인 딸아이를 낳았지만 2017년, 2022년 두 차례에 걸친 귀화 신청에도 시리아 군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스웨덴 국적을 얻지 못했다. 


이후 압달마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안시에서 거주지 없이 지내왔다. 6월9일 프랑스 3 TV 채널 보도에 따르면, 압달마시는 미국에 있는 그의 어머니에게 자신이 교회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AFP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압달마시의 어머니는 "아들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26일 프랑스 난민 및 무국적자 보호국(OFPRA)은 압달마시가 스웨덴에서 이미 난민 지위를 얻었기 때문에 망명신청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는 이번 사건 발생 나흘 전인 6월4일 그에게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이주민 및 망명법에 근거해 이론적으로는 그가 프랑스에서 쫓겨날 수 있는 상태였다. 6월8일 TF1 TV 채널에서 내무장관 제랄드 다르마냉은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는 스위스·이탈리아·프랑스에 망명 신청을 했다”라고 말했다.


범인의 신원이 난민이라는 점이 밝혀지자 프랑스 정치권에서 논쟁이 들끓었다. 6월9일 공화당(LR)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는 프랑스 2 TV 채널에 출연해 “유럽의 난민 관리는 최악이다”라며 해당 사건을 비판했다. 이후 그는 6월14일 라디오 프랑스앵포에서 “망명은 매우 자주 불법 이민의 합법적 입구가 되곤 한다”라면서 정부가 이민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자와 흉기 난동을 연관 지어 비판하는 우파 정당들의 주장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6월9일 정부 대변인 올리비에 베랑은 “충격에 빠져 있을 시간인데도 (정치적 논쟁을 일으키는 건) 건강하지 못한 태도”라고 말했다. 6월12일 좌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클레망틴 오탱은 프랑스 2 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민자에 대한 혐오를 멈추게 해야 한다. 극우파가 다루는 주제로 사건이 정치화되는 것을 비판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BFM TV는 여론조사기관 엘라브(Elabe)와 함께 6월13일과 6월14일 이틀에 걸쳐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이주·망명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프랑스 국민 중 63%가 ‘프랑스의 이주·망명 정책이 지나치게 관용적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또한 국민 71%가 ‘망명법의 존재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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