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는 인생에 절반

도리피로스 0 03.17 05:27

섹스에서 발휘되는 장난기는 즐거움을 200% 높여주죠.” -픽업 아티스트 나비(<내가 선택한 남자와 사랑하라>의 저자)

 

연애를 오래 하다 보면 서로에 대한 애정이 깊고 단단해지기는 하지만, 성욕은 시들해지죠. 저도 그 부분이 고민이었어요. 오랫동안 충실한 관계를 맺으면서도 성적인 흥분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고 싶었죠. 그와 신뢰감, 친밀감, 끈끈한 우정과 사랑의 감정을 나누지만 사실 섹스만큼은 외설스럽고, 음탕하고, 예측 불가능할 때 더 만족스럽기 마련이니까요. 키스와 포옹, 성기 자극, 삽입과 오르가슴으로 이어지는 진부한 섹스는 지루하기 마련이고, 마치 생명력이 사라진 듯한 느낌이었어요. 많은 시간 고민한 끝에 제가 깨달은 솔루션은 바로 이거였죠. ‘즉흥성과 의외성’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보다 즉흥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의외의 섹스를 즐기기 위한 ‘놀이’를 시도하기 시작했죠.

제가 계발한 첫 번째 놀이는 ‘왕게임’이었어요. 그에게 미션을 주는 거예요. 테킬라를 마시면서 안주로 내 몸에 뿌린 소금을 핥으라거나, 눈을 가리거나 두 손을 가볍게 묶어달라고 한 뒤 그에게 어떻게 움직일지 디렉션을 주는 것처럼 말이에요. 특히 전희 때 눈을 가리면 그가 어디를 어떻게 애무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스릴과 흥분을 느끼게 되더군요. 정말이지 짜릿한 경험이었어요.

 

두 번째 놀이는 ‘롤 플레이’였어요. 의사와 간호사, 사장과 여직원, 손님과 스튜어디스 등 그날그날 주제를 잡고 역할극을 하며 즐기는 거죠. 롤 플레이를 할 때면 그는 그 어느 때보다 흥분하는 것 같았어요. 포르노의 영향 때문일까요? 특히 이런 역할극을 할 땐, 마치 코스프레를 하듯 옷차림도 역할에 맞게 갖춰 입었는데, 그는 낯선 사람처럼 변신한 저를 보며 포르노 속 주인공이 되기라도 한 양 흥분했죠. 여기서 포인트는 결코 옷을 벗지 않은 채 섹스를 즐기는 것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주어진 롤’에 충실해야 하니까요. 그가 흥분하는 것 이상으로 저 역시 황홀경에 빠진 것은 물론이고요.

 

마지막으로 가장 야심 찬 놀이 필살기는 바로 ‘금기 깨기’였어요. 모든 인간은 금지된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잖아요. 특히 모범적이고 도덕적인 사람일수록 잠재의식 속에 탈선에 대한 억눌린 욕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그와 함께 ‘작고 소소한 나쁜 짓’을 공유하기 시작했죠. 이를테면, 가족이 자고 있는 방 옆에서 침대가 삐걱거리도록 그를 애무한다든지, 섹스 도중에 창문의 블라인드를 살짝 올린다든지, 코트와 하이힐만 걸친 차림으로 함께 장을 보러 간다든지, 영상 통화를 하다 슬쩍 섹시한 부위를 보여준다든지, 영화관에서 펠라티오를 한다든지 하는 장난스러운 행위를 즐기는 거예요. 요즘 그는 “나 지금 샤워하고 누워서 오빠 생각하고 있어”라는 한마디에 당장 제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며, “우리 날씨 시원해지면 밤에 외출할까?”라는 한마디에 매일 밤 기온을 체크하죠. 그 역시 저의 장난기 내공에 잔뜩 길들여진 것이 분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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