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대한 性억압

염후 0 02.24 00:24

‘불륜도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말처럼, 인간은 자기합리화의 심성을 갖고 있는데, 대표적인 차별의식은 남성들이 ‘영웅은 호색한’이라고 외도를 미화하면서 여성들에게는 순결과 정절을 강요하는 위선된 도의(道義) 풍토이다.
우리나라는 열녀문(烈女問)으로 수절을 강요했는데, 독수공방으로 수절하거나 피치 못할 성폭력을 죽음으로 모면한 여성들의 절개를 칭송했다.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까지도 ‘열녀라 불린 여인들은 과부’라고 정의를 내리는 한편 ‘여자가 자인하면 열녀’라고 찬양했는데, 이러한 일방적이고 본성을 억압하는 풍습은 숱한 비극을 만들어냈다.
정조 11년, 과부로서 음분(淫奔)했다는 소문이 난 여인을 가족들이 돌로 눌러 죽인 사건도 그 중의 하나이다. 소문만으로도 가문의 명예가 더렵혀진다 해서 산사람을 생매장한 비정의 극치였던 것이다. 개가금지법과 함께 여성을 올가맺던 이러한 남성위주의 성문화는 인류 역사에 기인한다.

모계 중심사회였던 원시시대에 성은 공유였다. 한 여성이 수많은 남성을 섹스파트너로 거느렸는데, 이후 결혼 문화가 싹트면서 1:1의 남녀관계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성을 공유했던 관습이 남아 정절에 대한 의식이 희박했고, 사냥으로 오랜 기간 남성들이 집을 비우면서 사고가 빈번하자 여성의 성을 통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더구나 성적으로 여성보다 약할 수밖에 없었던 남성들은 더욱 더 여성을 억압했으니, 내외법은 물론 바깥출입조차 막았던 것이다. 하지만 89년에는 89%가 여성의 정절을 바랐던 남성들의 의식은 97년 조사에서는 32%로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여성들의 프리섹스와 혼외정사를 수용한 결과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의식변화의 이면에는 여성의 외도를 어쩔 수 없이 수긍하는 안타까움이 배어 있으니, 아내의 외도를 막는 길은 변함없는 애정과 건강한 성력(性力)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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