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의 몸속에 존재하는 단백질 중에서도 가장 작은 크기인 ‘미니단백질’이 심혈관 질환이나 암 진단과 치료에 실마리를 제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사람한테만 발견되는 미니단백질 종류가 확인되고 이 중 일부는 심혈관 질환이나 암을 일으키는 DNA와 작용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다. 너무 크기가 작은 미니단백질은 인체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져 그동안 학계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노르베르트 휘브너 독일 막스델브뤼크 분자의학연구소(MDC) 교수와 세바스티안 반 히시 네덜란드 프린세스막시마소아암센터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기존 마이크로(미소)단백질 중에서도 아주 작은 크기인 미니단백질의 새로운 종류를 발견하고 인간 세포 내 DNA와 결합하는 양상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분자 세포’에 1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 사람한테만 있는 ‘미니단백질’ 정체를 밝히다
앞서 연구팀은 영장류에서만 존재하는 수천 개의 미니단백질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들이 인간의 생리작용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281개의 미니단백질을 분석 대상으로 삼고 어떤 기능을 갖고 있는지 확인했다. 분석에는 2017년 막스델브뤼크 연구소가 고안한 단백질 분석법이 사용됐다. 미니단백질들을 특수한 화학 처리가 된 막에서 인간 세포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을 배양한 용액과 결합시키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미니단백질 중 일부는 인간에게서만 발견되는 단백질 용액과 결합에 성공했다. 인간 단백질과 결합했다는 것은 인체에서만 존재하면서 인체 내 다른 단백질의 작용에 관여한다는 의미다. 특히 심혈관 질환이나 암과 관련한 DNA를 품은 세포의 단백질과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니단백질의 자세한 발달 과정 및 특성도 규명됐다. 연구팀은 단백질 유전자 분석을 통해 대부분의 미니단백질은 단백질을 생산하지 않는 DNA로부터 갑작스럽게 생겨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미니단백질 중 일부는 아주 오래전 발달한 다른 단백질과도 상호작용했다. 인체에 존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미니단백질이 예전부터 인체를 구성하는 다른 단백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미니단백질의 이런 독특한 발달 양상이 다양한 세포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