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26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를 수주했다.
윤석열정부 들어 이집트 엘다바 원전 수주에 이은 두 번째 원전 설비 수출 계약으로, 최근 수년간 어려움을 겪던 국내 원전 생태계가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한수원이 1억9500만유로(약 26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수주 규모는 지난해 한국의 루마니아 전체 수출액 5억3000만달러의 38%에 달하는 수준이다.
사업 기간은 올해 7월부터 2027년 8월까지다.
한수원이 설계부터 기자재 공급, 시공, 시운전까지 맡는다.
앞서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는 현재 가동 동인 체르나보다 중수로 원전 가동과정에서 발생하는 삼중수소를 포집·저장하는 삼중수소제거설비를 발주했다.
이에 한수원이 지난해 10월 단독 입찰했다.
삼중수소제거설비는 원전의 감속재와 냉각재로 사용되는 중수에서 촉매 반응으로 삼중수소를 분리해 전용 설비에 안전한 형태로 저장하는 장치다.
삼중수소제거설비를 통해 방사성 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삼중수소제거설비를 상용화해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과 캐나다뿐이다.
한수원은 중수로 방식 원전인 월성 원전에서 삼중수소제거설비를 가동 중이다.
이번 계약 규모는 원전 본 시설을 제외한 관련 설비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지난해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수주에 이어 윤석열정부 두 번째 원전 설비 수출 계약이 성사되면서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라는 국정 목표 달성을 위한 추진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정부는 잇따른 고위급 외교를 통해 한수원의 수주를 지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유럽 4개국 순방 중 루마니아를 찾아 니콜라에-이오넬 치우커 총리와 회담하고 원전 설비 개선과 신규 원전 건설에 한국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산업부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원전 계속운전 등의 개·보수, 핵연료 공급, 운영·정비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원전업계가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